억지로 행복하기보다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서투른 사람입니다. 말로 하는 위로나 표정근육을 쓰는 일 말입니다. 속에선 환하게 빛나고 웃길 바라지만 입꼬리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분명 기피하고 싶은 일인데 미간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감정에 솔직한 편이지만 표현은 늘 모자란 사람입니다. 남의 얼굴은 잘 알아채면서 정작 숨기고 살았나 봅니다.
만족과 기쁨. 느끼며 흐뭇함. 행복의 의미는 별 거 없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걸어가는 대로 움직이는 일. 오고 가며 눈에 담겼던 주변의 색들. 시신경을 통해 보이는 것들은 곧바로 머리로 가곤 기억하고 싶어 합니다. 행복 별 거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토록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마음가짐은 생각보다 빠르게 휘발했습니다. 조금만 싫증이 나고 겁이 나면 상실을 해버리곤 했습니다. 일상을 담았던 그날의 행복들을 말이에요. 이토록 빠르게 사라질 것 같았으면 더 소중히 다룰 걸 그랬습니다. 약간의 후회를 품고 지내지만 속상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장마를 견디며 자라는 능소화를 보았습니다. 한철 예쁘게 피웠다 사라지는 꽃들은 행복할까 싶었습니다. 주황의 색을 뽐내며 초록의 잎과 어우러진 아이들. 보는 이는 왜인지 반가웠습니다. 기껏 피워냈더니 비를 맞으며 시들기만을 기다리는 운명이라 그런 걸까요. 오랜만에 만난 옛사랑만큼이나 벅차 올랐습니다.
알지도 못한 채 세상에 나와 살아갑니다. 이름도 생김새도 무엇하나 의지는 없었습니다. 태어나 마음같이 이뤄지는 일은 드물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는 이유는 뭐였을까요. 본능적으로 그래야만 하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이었을까요.
얽혀 지내는 일은 구르는 먼지뭉치 같았습니다. 눈덩이처럼 뭉쳐진 게 아닌 얽힌 것 말이에요. 멀리서 보면 하찮고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모습말이에요. 무색무취의 그것은 끊어지지 않으려 서로를 꽉 잡고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억지로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삶입니다. 바꿀 수 없다면 그냥 살아가는 수밖에요.
나는 언제나 행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작은 일과 특별한 일 가리지 않고서 만족과 기쁨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따분하고 별 볼일 없는 생활이라 무표정으로 세상을 쳐다봤습니다. 그럼에도 행복하고는 싶었습니다. 이유는 진심으로 웃고 울며 대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억지로 행복하기보다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