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곧 시를 쓰는 일이다



   일종의 수단이었을까. 하필이면 나와 당신들이라. 지금까지 불어난 품들이 이런 것들이라. 무한의 경우의 수를 아무렇지 않게, 물 흐르듯 매듭지은 건 필연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살고 있는 계절이 시간이 나이와 생김새와 성별과 가정이 다른 이들은 매번 모였다. 채찍질을 하며 이해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었다. 추위와 온기가 만나 입춘이 되었고 동지가 되었다. 닮아 있을 수도 여전히 어긋나 쇠 울음을 내고 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모난 부분은 다듬어져 아물어갔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니까 나와 당신들을 이해하려 쓰곤 했다.

   의미를 찾아 헤매는 중이었다. 개똥도 약에 쓰인다고 쓸모없는 건 없다고 배웠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 자연스레 태어난 것들. 나와 당신들도 그런 것들과 비슷하다. 생의 이유, 나와 당신이 마주 보고 말하는 이유. 가끔은 주정도 했고 악쓰며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혼자 있고 싶다가도 늘 당신들을 찾았고 옷깃을 붙잡고 목놓아 울기도 했었다. 눈물인지 눈과 비인지 이른 새벽의 이슬인지 모를 때도 바닥이 젖었구나 하고 이해하려 했다. 고립되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찾아 나서는 게 사람이었다. 보잘것없는 생이라. 나는 왜 살고 있는가. 그러니까 질문의 답을 하기 위해 쓰는 중이다.
   남과 여는 서로를 갈구한다. 사람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전혀 다르게 태어난 둘. 다른 모습에 배우기도 하고 할퀴고 비난하기도 했다. 거울의 얼룩 사이로 비친 흐린 모습을 사랑한다. 닦아 내면 날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까마득히 어두운 그늘을 혹은 너무 밝아 실명할 모습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남과 여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간다. 가장 잘 알다가도 모르는 사이. 결국엔 그리움이 될 사이. 죽을 때까지 이해할 수도 못할 수도 있는 사이. 알면서도 눈감아주고 보듬어 주었다. 그러니까 남과 여는 둘만의 시를 쓰는 중이었다.

   방백과 사색을 반복한다. 쓰고 읽고 비춰본다. 나와 당신들의 시를 간직하려 애쓴다. 관계를 이해하려는 수단으로 존재의 이유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사랑을 갈구하고 구애하고 표현하려고. 삶은 곧 시를 쓰는 일이다. 나는 쓰는 행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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