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니체 헤겔은 그랬다
플라톤은 결핍이라 말했습니다
사람은 속의 빈칸을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만나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공허가 얼마나 오랫동안
텅 빈 채 살게 했는지요
단순히 결핍을 채운 게 아니었습니다
더 높은 곳으로 이끌었습니다
니체는 영원 회귀를 말했습니다
순간이 무한하게 반복된다면
그저 삶을 살아가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곁에 있다면 기꺼이
수천수만 번이라도
살아 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걷는 반복은 권태가 아니라
솟는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모순을 보았습니다
자아를 상실하는 동시에
보존하는 역설이라 했습니다
스며들어 잃는 듯 보이지만
품에서 큰 우리로 살아갑니다
기대어 무너지면서도
동시에 세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결핍이자 힘이며
부정이자 긍정이고
이별의 가능성 위에 서 있으면서도
끝내 하나의 연속을 만들어내는 기묘한 체험입니다
과정 속에 우리가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결국
세상을 깊이 사는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