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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먹으러 가자.
입맛이 없을 때면 늘 그랬다. 할망돈가에서 삼겹살을 굽는다. 씻은 묵은지도 함께 굽는다. 게육수를 낸 된장찌개에 청양고추를 가위로 썰어 넣는다. 칼칼하게 만들어주면 밥도 알아서 잘 비벼 먹는다. 비로소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마쳤다. 삼인 분을 해치우고 나오는 길. 비가 좀 내려 땅이 젖었다. 풀벌레 소리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집에 데려다줄 시간이다.
일상은 매일 온다. 올바르게 흐르면 그건 일상이 아니다. 울고 부풀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바느질을 하다 코를 잃는 것. 니트의 울이 나가서 구멍이 생기는 것. 형태가 어떻든 원래 자리로 돌아와 제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 덕분에 라는 말이 입에 붙은 계절이다.
기분 좋은 일이란 나를 챙겨줄 때. 기분을 기다려줄 때. 말없이 알아주고 뿌리처럼 한 땅에 심어져 있는 사람이,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존중은 서로를 귀중히 대하는 일. 본연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그런 세계에서 무시란 없고 함부로 대하는 일 또한 없기를. 존경이기 전에 최소한의 도덕을 갖추어 존중을 건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앞으로도 고기를 굽고 젖은 땅을 걷자.